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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7일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는 10년 전 장강명 작가의 소설 댓글부대를 바탕으로 재해석된 작품입니다. 블랙코미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호평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손석구 님이 주인공인 '임상진' 기자 역할로 열연을 펼쳤습니다. 또한 영화 댓글부대는 주인공 손석구뿐만 아니라 3명의 조연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였는데요, 온라인 여론 조작을 하는 일명 '댓글부대', 활동명 '팀 알렙'을 연기한 김성철, 홍경, 김동휘 배우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저는 어제 이 영화를 보고 왔는데 우연히 이 배우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시간에 맞춰 상영관으로 들어가는데 웬 경비원들이 상영관 문 앞에 서 계셨습니다.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하며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감독님과 배우 분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매를 조금 늦게 한 덕분에 앞 좌석에 앉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배우분들을 보게 되다니! 일주일 내내 우중충했던 날씨와 미세먼지가 걷히고, 오랜만에 따뜻하고 화창한 주말 오후에 영화 <댓글부대>의 홍보에 나선 신예 배우 분들을 보니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 <댓글부대> 입소문, 키보드소문 좀 내 보겠습니다.
영화 댓글부대 온라인 여론 공작의 세계
영화 댓글부대의 포스터에서부터 한 가지 질문을 던지는데요, "온라인에서 본 글, 어디까지 믿으세요?" 바로 이게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현 시대 온라인상에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익명의 제보자가 휘갈겨 쓴 글이, 팩트 체크를 했는지 안 했는지도 알 수 없을 글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론화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화제가 된 이 글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사람들의 개인 메시지를 통해서도 무섭게 번져나갑니다. 일명 '선전지'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런 글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피해자가 발생하곤 합니다. 영화 댓글부대에서는 이토록 무서운 온라인 여론 공작을 조명하며 비판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거짓과 진실이 섞여있을 때 진짜 진실보다 더 강력한 진실이 된다." 사람들은 100%의 진실보다 약간의 거짓을 더한 진실을 더 믿고 싶어하는 심리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자면, 주인공 임상진(손석구) 기자는 특종이 될 만한 사건을 취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배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기업인 '만전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중소기업인 '우성 데이터'가 하이패스 단말기 성능 테스트에 참여하는데, '만전 기업'의 방해로 '우성 데이터'는 하이패스 입찰권을 따내지 못하게 되고, 대표 ‘박우성’은 분명히 만전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기술 개발을 위해 들인 수많은 돈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에 분노합니다. 선배 기자들은 '만전'은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기자의 사명감이 불타올랐던 임기자는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신만만하게 기사를 썼습니다.그러나 '만전'은 <댓글부대>를 이용하여 임상진 기자의 기사가 오보라는 여론 몰이를 시작했고 그 결과, 임기자는 정직 처분을 받게 됩니다. 반백수 신세로 오보 기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하던 중, 오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되고 그렇게 '팀 알렙'의 멤버 '찻탓캇(김동휘)'을 만나게 됩니다. 찻탓캇은 상진에게 만전기업이 댓글부대를 이용해서 어떤 식으로 여론 조작을 하는지 그 과정을 모두 설명해 줍니다. 찻탓캇은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동료 '팹택(홍경)'과 '찡뻣킹(김성철)'과 함께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를 생성해 내는 작업 과정을 모두 밝히고, 만전 또한 그런 방식으로 여론 몰이하여 상진의 기사를 오보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합니다. 그럴싸한 논리에 달리 기댈 구석도 없었던 상진은 찻탓캇의 말을 믿고 만전의 '여론 전담팀'에 대한 실체를 밝히는 기사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오보로 판명이 되면서 상진은 회생불가 거짓말쟁이 기레기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영화 댓글부대 결말 해석
이 영화를 보고나오면 머릿속엔 온통 물음표들이 가득 해 질 겁니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거야? 팀 알렙은 정말 존재하기는 했던 거야? 창경일보 국장도 결국 만전에 포섭된 거야? 아니야? 비트코인 채굴장에 살고 있는 사람은 믿어도 되는 거야? 찻탓캇이랑 한 패인 거야? 아니 찻탓캇은 어디로 사라진 거야? 전화 안 받아? 전화받으라고!' 제 머릿속에는 이 정도 질문들이 떠 올랐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하여 하루를 꼬박 고민하고 생각해 낸 저의 개인적인 해석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관객도 알 수 없고, 두 번이나 여론 조작에 당한 기자 임상진도 결국 진실을 파헤치지 못한 채로 영화가 끝났습니다. 그러니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온라인상의 글, 무조건 믿지 마라!'라고 생각합니다. 얼굴도 모르고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익명의 아이디 뒤에 숨어 키보드 전쟁을 일으키는 그런 출처모를 글들에 휘둘리지 말고, 한 번쯤은 경계하고 의심하라는 경고를 해 주는 것으로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블로그 글은 진짜입니다. 정말 믿으셔도 됩니다.
영화 댓글부대 실화인가?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알아보기
영화 초반에 배우 손석구의 나레이션으로 "이 모든 이야기는 실화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는데요, 극 중 댓글부대가 진실에 거짓을 섞어 진실 같은 거짓 루머를 만들어낸 것처럼 이 영화도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었습니다. 그중 몇몇 실제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나오는 사건들은 모두 '실화'입니다.
촛불집회 사건
2016년 11월부터 광화문 광장에 일어난 촛불 집회 사건,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최초의 촛불을 들었던 네티즌 닉네임 '앙마'. 이것은 실화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촛불시위는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2년, 한반도가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그 해 처음으로 촛불을 들고 나선 사람은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이었고, 닉네임도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앙마'가 맞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촛불을 든 이유는 2002년 미군 기지 앞에서 발생한 '장갑차 사건'의 희생자 효순 양과 미선 양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앙마는 <인터넷 한겨레> 자유토론방에 광화문 광장에 모여 효순 양과 미선 양에 대한 추모를 하며 미군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는 시위를 할 것을 제안했고, 2002년 11월 30일 10,000여 명의 시민들이 앙마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최초의 촛불집회 사건입니다.
AYBABTU
All Your Base Are Belong To Us. 극 중 찻탓캇이 인터넷 소설을 올리는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인데요, 일본의 슈팅게임 '제로 윙'의 유럽 수출판 오프닝 데모에 나온 오역으로, 말도 안 되는 문장이지만 2000년대 초반 북미 전역에서 유행이 되어 많은 패러디를 나았습니다. 찻탓캇은 AYBABTU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고 자신의 본명인 '이영준'과 함께 이 아이디를 임상진에게 알려줍니다. 이 아이디를 검색하여 찻탓캇의 소설을 읽게 된 임상진은 그대로 모니터 앞에 굳어버립니다. 그동안 찻탓캇의 제보로 움직였던 그의 행적들과 찻탓캇이 그에게 들려줬던 '팀 알렙'의 이야기가 그대로 그 소설에 연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기사를 내기 며칠 전에 올라온 소설이었습니다. 자신의 제보를 믿고 기사를 써준 임상진 기자를 인터넷 소설을 베껴 기사를 낸 기레기로 만들어 버린 사건이죠. 그러나 그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 AYBABTU에 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실화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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