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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아 김혜숙 영화 3일의 휴가

    영화 3일의 휴가는 2023년 12월에 개봉한 영화로 김혜숙, 신민아가 주연을 맡았고 조연으로는 강기영, 황보라 등이 출연한 가슴 따뜻해지는 휴먼 판타지입니다. 잔잔하게 가슴 울리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3일의 휴가를 추천드립니다. 사실 가슴만 울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눈물 콧물 다 터지면서 보게 될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하늘나라에 간 엄마의 시선에서 전개됩니다. 자녀가 없는 관객의 경우 영화 보는 내내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이 마르지 않을 것이고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보는 경우 딸 아들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젖어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저는 전자의 경우였는데요, 딸 진주(신민아)가 엄마한테 하는 행동들이 제가 하는 행동과 같아서 너무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대단한 사건도 없이 영화가 전개되지만 연기를 너무나 잘하는 배우 분들이 출연하니까 매 장면 모든 순간 모든 대사들이 가슴에 와닿아서 한 시간 반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전혀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3일의 휴가 신민아 김혜숙

     

    3일의 휴가 영화 줄거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3일

    엄마 박복자(김혜숙)는 죽어서 천국에 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3일 동안 휴가를 받을 수 있는데, 휴가동안 자신이 살아생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 중 1명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게 바로 3일의 휴가인 거죠. 다만, 그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터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복자는 3일 동안 딸 진주(신민아)를 만나기로 합니다. 신입 가이드(강기영)에게 규칙과 지침 등을 전달받고 딸을 만나러 갑니다. 2023년의 천국에도 기술의 발달이 적용된 것인지, 이 신입 가이드는 태블릿 PC를 능숙하게 다루며 일정 관리와 지침 등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딸이 너무 보고 싶었던 나머지 가이드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말 안 듣는 복자와 그런 복자 때문에 진땀 빼는 신입 가이드의 케미스트리도 흥미로운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세상에 다시 내려온 복자는 상상하지도 못한 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똑똑한 딸 진주는 UCLA의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 딸의 미국 생활을 들여다볼 생각에 들떠있던 복자는 딸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라서 정신이 멍해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어야 할 딸이 복자가 살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던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운영하던 백반집을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능력 있는 UCLA 교수님이 백반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복자는 속이 상하지만 잔소리를 할 수도,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3일의 휴가> 지침 때문이죠. 가이드는 다시 한번 규칙을 설명하며 복자가 귀신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그렇게 복자는 3일 동안 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UCLA 교수님이 운영하는 백반집

    UCLA 수학과 교수님이 차려주는 밥상이라니... 저도 한 번 먹어보고 싶은데요. 2인분에 1만 원으로 가격까지 저렴합니다. 하지만 너무 외진 시골이라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똑똑한 딸이 도대체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복자는 복창이 터집니다. 하지만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니 딸은 요리실력도 꽤나 수준급입니다. 복자가 살아있을 때 만들어주던 요리들을 그대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딸을 조금씩 이해해 보려 합니다. 혼자서 외롭게 지내는 것 같지만 곧 딸의 친구 미진(황보라)이 찾아옵니다. 미진이는 능력 좋은 내 친구가 번듯한 직장 때려치우고 시골에 박혀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걱정돼서 찾아온 착한 친구입니다. 시골에선 찾아보기 힘든 맥도널드 햄버거를 싸들고 방문하는데요, 진주는 맥도널드가 싫다고 합니다. 진주가 맥도널드를 싫어하는 이유는 영화 후반부에 밝혀집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당연히 엄마 복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엄마를 기억하려는 딸, 자신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엄마

    사실 진주가 UCLA 교수직을 내려 놓고 이 촌구석으로 온 것은 '엄마를 보내줄 준비가 안 돼서' 였을 겁니다. 엄마와 떨어져 미국에서 지내고 있던 진주는 복자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도 진주는 엄마가 아닌 삼촌과 외숙모 밑에서 자라왔습니다. 남편과 헤어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복자는 진주를 남동생 부부에게 맡기고 진주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녔습니다. 평생을 진주를 위해 돈을 모으고, 험한 꼴 당해가며 일하고 재혼도 하고 그 모든 것은 진주를 위한 일이었지만 정작 진주는 자라오는 동안 '엄마'가 곁에 없었던 것이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있습니다. 그 때문에 엄마가 가끔 찾아와도 툴툴대고 말 한번 따뜻하게 해 주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항상 진주를 신경 쓰이게 하는 존재, 하지만 내 곁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엄마가 밉지만 모든 게 나를 위한 것이니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고, 엄마가 너무 이해되지만 내 옆에 없었다는 것이 원망스럽고 그런 엄마와의 관계가 너무 싫어서 미국으로 떠나버렸습니다. 그 사이 엄마는 영영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린거죠. 그러니 엄마가 살던 곳에 와서 엄마의 주변 이웃들과 함께 지내면서라도 엄마를 기억하려는 딸입니다.

     

    3일의 휴가 영화 감상평

    105분의 러닝타임 내내 많이 울었습니다. 딸 진주의 상태가 저와 많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너무 사랑하는데 원망스럽기도 하고 매사에 신경 쓰여서 미치겠고.. 그럴 때가 있습니다. 진주가 잘 밤에 갑자기 뛰쳐나가 야간 러닝을 했던 장면은 마치 요즘 저의 모습 같았습니다. 하지만 덤덤하게 일상을 살다가 어느 날은 미진이 처럼 나를 웃게 해주는 친구를 만나기도 합니다. 진주에게 미진이 같은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도 미진이 같은 친구가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의 결말은 썩 맘에 들지 않습니다. 결말은 이 포스팅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지만, 저는 복자가 가이드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복자가 그런 선택을 한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