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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 뜻
비질란테(vigilante)라는 단어는 19세기 초 미국에서 유래되었으며, 라틴어 'vigilans'에서 파생된 것으로, '깨어 있는', '경계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질란테(Vigilante)는 자신의 정의감에 따라 법적 절차나 공식적인 법 집행 기관의 도움 없이 범죄에 대항하는 집단 또는 개인을 일컫습니다. 즉,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시민들의 영웅과도 같은 역할을 하며 영화, TV 시리즈,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형태의 캐릭터입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경찰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도와주는 영웅 비질란테, 오늘 영화 비키퍼의 주인공 애덤 클레이(제이슨 스타뎀)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진짜 양봉업자가 된 비밀요원, 비키퍼 The BeeKeeper
영화의 주인공 애덤 클레이(제이슨 스타뎀)는 과거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비밀 조직 '비키퍼'의 유능한 요원이었습니다. 은퇴 후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신의 코드네임 비키퍼(bee keeper)를 따라 실제로 벌을 키우고 꿀을 채집하는 양봉업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이 마을에서 알게 된 이웃 엘로이즈 파커(필리샤 라샤드)의 창고에서 꿀벌들을 관리하는 양봉업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요, 따뜻한 엘로이즈는 은퇴 후 고독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애덤에게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어느 날, 엘로이즈는 자신의 연금을 관리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여 계좌에 접속하는데 바이러스 침투 경고 메시지가 뜨고 컴퓨터를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않았던 그녀는 고객센터로 전화를 겁니다. 그러나 엘로이즈가 전화를 건 곳은 일반적인 고객센터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회사인 유나이티드 데이터 그룹(일명 UDG)이었습니다. 조직적으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곳의 매니저 가넷(데이비드 위츠)은 엘로이즈의 전화를 받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녀가 노후 연금으로 모아둔 200만 달러를 모두 빼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엘로이즈는 가넷의 지시대로 계좌를 열어주고 순식간에 200만 달러를 보이스피싱 조직 유나이티드 데이터 그룹에 빼앗겨 버립니다. 그날 밤,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애덤은 엘로이즈의 집에 방문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로 전재산을 잃어버린 충격으로 엘로이즈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습니다. 애덤이 엘로이즈를 발견한 순간 FBI 요원인 엘로이즈의 딸 베로나(에미 레이버램프먼)가 현장을 덮치고 애덤은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몇 가지 조사를 거쳐 엘로이즈가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당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애덤은 풀려나고 베로나는 오해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하고 애덤과 엄마 엘로이즈를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 응징하는 제이슨 스타뎀
비밀 조직 '비키퍼'에서 은퇴한 요원은 조직의 정보력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었지만 엘로이즈의 허망한 죽음에 단단히 화가 난 애덤은 전 직장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비록 현재는 벌꿀을 채집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양봉업자이지만, 비키퍼에서 활동 당시 에이스 요원이었던 애덤이 엘로이즈에게 범죄를 저지른 보이스피싱 조직을 알아내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애덤은 휘발유 2통을 손에 들고 유나이티드 데이터 그룹(UDG)을 찾아갑니다. 이 회사는 죄 없고 순진한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여 그들이 땀 흘려 모은 돈을 순식간에 강탈하는 질 나쁜 범죄조직입니다. 그날도 부지런히 전화를 받으며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던 도중, 애덤 클레이의 등장으로 콜센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애덤은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고 그들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했던 컴퓨터와 전자기기 등에 휘발유를 붓고 건물을 통째로 불태워버립니다. 웬 양봉업자가 찾아와서는 회사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리자 황당했던 팀장 가넷은 조직의 보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즉시 알립니다. 조직의 보스 데릭(데이비드 허처슨)은 당장 양봉업자를 잡아들이라고 명령하고, 최근 자신들이 작업했던 피해자들 중 엘로이즈 파커의 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가넷은 몇몇 직원들과 함께 애덤의 양봉 농장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가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애덤에게 모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애덤은 오히려 가넷의 차를 갈취하여 타고 이번에는 보스인 데릭을 공격하러 출발합니다. 한편 애덤에게 보이스피싱 조직의 정보를 넘겨준 비키퍼의 전 직장 동료는 UDG가 폭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애덤을 저지하기 위해 비키퍼 요원을 출동시킵니다. 하지만 애덤은 자신을 잡으러 온 후임 요원마저 단숨에 처치하고 자신의 목표인 데릭을 향해 돌진합니다.
보이스피싱 총책의 배후는 대통령?
점점 코너에 몰린 UDG의 보스 데릭은 CIA 국장 출신인 월레스(제러미 아이언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비키퍼'라는 이름을 듣자 월레스는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영화 속 비키퍼라는 조직은 미국 정부에서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릭은 '엄마한테 이른다.'라고 하면서 월레스를 협박하고, 월레스는 어쩔 수 없이 데릭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데릭의 엄마가 누구길래, CIA 국장마저 벌벌 떠는 존재일까요? 거대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영 앤 리치 데릭, 그의 어머니는 바로 미국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결국 서민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이 보이스피싱 회사의 배후에는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상당히 황당한 설정이지만 상대가 미국 최고의 권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게 복수전을 벌이는 '비키퍼' 요원의 활약은 영화 속 세상에서라도 만나볼 수 있는 통쾌한 장면이겠지요. 제이슨 스타뎀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차례차례 쓸어나가는 장면은 마치 영화 트랜스포터에서의 요원 프랭크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거대한 액션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보면 정부의 조직인 FBI나 CIA보다 유능한 비밀 요원들이 등장하는 설정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블의 어벤저스나 디씨의 베트맨, 슈퍼맨 시리즈 등이 그런 예인데요, 이런 영화들은 모두 정부의 무능함에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서민들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한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비키퍼' 또한 억울하게 전재산을 몰수당한 이웃 엘로이즈의 복수를 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영웅 애덤 클레이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영화에서는 특히 정부의 공권력인 FBI가 무능하고 한심하게 그려지기도 합니다. 비키퍼의 폭주를 막기 위해 공권력이 투입되지만, 완전 무장한 FBI 요원들이 비키퍼 1명을 막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연출은 전형적인 미국 비질란테 영화의 정부 풍자 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총책이 대통령이라는 설정인 다소 과한 감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제이슨 스타뎀의 거침없는 액션을 보고 싶다면, 영화 비키퍼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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